여행

터키 여행기...9(끝)

돈독오른카카오 2010. 2. 17. 16:03

2006년 7월 11일 ~ 2006년 7월 19일까지 9일간의 좀 지난 터키여행기 입니다...^^;;

 

오는날(2006.07.19)-타슈켄트,인천

어제 10시50분 출발한 우즈백 항공 비행기가 타슈켄트에 도착한 시간은  타쉬켄트 시간으로 새벽 03시 10분쯤 되고   비행시간만 4시간 좀 넘게 걸렸습니다...
타슈켄트 도착 후  10시 35분에 출발하는 인천행 비행기를 타려면 7시간 이상을 타슈켄트 공항에서 삐대야만 했습니다...ㅠㅠ
 환승 대기실도 우리나라 인천공항처럼 시설이 좋은 것도 아니고 여기는 금연문화가 정착이 안되었는지 대기실에서도 맘대로 담배를 피울 수 있습니다...
저도 흡연자지만 담배피는 외국인들 옆에 앉아있으려니 숨이 막혀서 죽겠더군요...켁켁...ㅠㅠ
그래도 좀 미안한지 한쪽 구석에서만 피우기는 합니다만 한정된 공간이라 공기가 안좋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나라 인천공항이 얼마나 좋은 시설인지 새삼 느낍니다... 많이는 안다녀봤지만 LA공항이나 샌프란시스코 공항보다도 우리 인천공항이 훨 좋습니다...
홍콩 첵랍콕 공항이 인천공항 정도의 시설이 되어있었던걸로 기억됩니다..

 

타슈켄트 공항 환승대기실...-_-

 

여하간 타슈켄트 공항은 긴시간을 삐대기엔 너무나 괴로운 공간이었습니다...
앉아서 있으려니 장시간 비행에 다리에 피도 몰리고 다리도 띵띵붓고  의자도 칸마다 팔걸이가 있어서 길게 누울 수도 없고...ㅠㅠ...언놈이 공항 의자를 이따구로 디자인한거야...
앉아서 있다 대기실 안을 돌아다녀 보니 어떤 꼬마가 좁은 팔걸이 사이에 몸을 끼우고 길게 누워서 자는걸 보고 날씬한 우리도 할 수 있겠다 싶어 해보니 겨우 몸이 들어가긴 합니다...
보기엔 좀 웃기지만 그렇게라도  길게 누우니까 한결 편합니다...ㅎㅎㅎ
역시 오기전에 다이어트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갈때 찍은 사진인데 환승 대기실 의자랑 같은겁니다...
사진에서처럼 두칸마다 쇠로된 팔걸이가 있어서  길게 누울 수가 없어요...
이 틈으로 몸을 집어넣고 길게 누워 잤습니다...아무나 되는건 아니에요...^^;;; 

우리가 탄 비행기가 도착했을 때는 새벽 첫 비행기였는지 아무도 없어서 널널해서 몇몇 우리나라 아줌마 아저씨들은 바닥에 자리펴고 눕기도 하고 삼천만의 오락인 고스톱을 치는 분들도 계시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잠깐잠깐 눈을 붙이는데 점점 시끄러워지는 것이 다른비행기들이 속속 도착하는지 사람이 점점 많아집니다...
우리는 구석텡이에 나름 명당자리를 잡고 누워서 자다가 일어났는데 유대인들이 쓰는 빵모자를 쓴 젊은이가 중국방향이 어느쪽이냐고 묻더군요...우리가 중국인인줄 알았나봐요...- -;;
아마도 기도시간이 되어 예루살렘 방향으로 기도를 해야 하는 모양이었는데 마침 제 가방에 나침반이 달려있었거든요...그래서 나침반을 보여주며 이쪽이 동쪽이고 이쪽이 서쪽이다 하고 알려줬는데 고맙다고 하더니 전형적인 유대인 차림인 검정색 중절모같은 모자와 검정색 옷을 입고 수염은 덥수룩 하고 배나온 할아버지들몇명이 우리가 있는곳으로 몰려옵니다...
사진이나 TV에서는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진짜로 보긴 첨이었습니다...우리는 기도에 방해가 될까봐 명당자리임에도 그 자리를 피해 다른곳으로 갔는데 그 할아버지들 웃기더군요...거기 다른 외국인 젊은이들도 있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저쪽으로 가라며 팔레스타인 쫒아내듯 막무가내로 쫒아내고 그 젊은이들도 어쩔 수 없었는지 궁시렁대며 자리를 피하더군요...원래 민족성이 이기적인 듯 합니다...-_-...우리도 괜히 자리를 피해줬나 싶고...
나중에 알고보니 제 가방에 나침반이 반대로 되어있어서 방향을 반대쪽으로 알려준거였습니다...
나중에 해가 뜨기 시작하는데 아까 가르쳐 준 방향하고 완전 다르더군요...카메라에 달려있던 다른 나침반과 비교해 보니 가방에 달려있던 나침반은 반대로 방향을 표기하게 되어있는거 였습니다...ㅎㅎㅎ...
어디를 보고 기도를 하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우리나라쪽에 대고 기도를 했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전혀 미안하지는 않네요...
특히 요즘 레바논에 하는 짓거리를 보면 그때 깽판이라도 놔줄걸 하는 유치한 생각마저도 듭니다...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축 같은 넘들...히틀러 나치와 별반 다를바도 없는넘들입니다...
더군다나 터키에서 본 천진하고 귀여운 무슬림 아이들을 보고 온지라 레바논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TV에서 보면 더욱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유대인 얘기가 나와서 잠시 흥분모드...-_-;;;)

시간이 갈수록 사람은 많아지고 나중엔 의자도 모자라고 계단에 앉아있기도 하고 시장바닥처럼 되더군요...
흑인들에서부터 브라만 계급으로 보이는 거만하기 그지없는 인도 아줌마, 몽골 소녀, 러시아계 언니들, 일본사람, 동남아 사람, 우리나라 사람...한곳에서 이렇게 많은 인종을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환승 대기실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아닌가 싶습니다...피곤하기는 했지만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다국적 인종을 볼 수 있었던 환승대기실...
사진속에 유태인 할아버지들...줄서야 하는데도 그냥 맨 앞으로 가고...-.-;;
왼쪽에는 보라색옷 입은 잠든 몽골소녀....
뚱뚱한 서있는 아줌마와 오른쪽에 앉아있는 아줌마는 거만하기 그지없는 부티나는 인도 뚱땡이 아줌마...

 

어느덧 탑승시간이 다 되어 드디어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습니다...환승대기실에서 밤새 깊은 잠도 못자고 해서 인천에 오는 동안은 둘다 다리아픈 것도 모르고 잤습니다...6시간반 가량의 비행 후 인천공항에 착륙하니 9시 30분쯤 되었습니다...착륙하고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걸어오면서 항상 여행끝에 느끼는거지만 이제 일상으로 되돌아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우울해 집니다...ㅠㅠ
입국수속을 마치고 수하물로 부친 배낭을 찾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더 이상 짐은 안나오고 몇몇 안찾아간 짐만 컨베이어 벨트를 도는데 공항직원에게 물어보니 짐은 다 나온거랍니다...허걱~이럴수가...우리 배낭이 끝까지 안나옵니다...
이스탄불에서 클레임택이 이상했다는 생각을 해 보니 타슈켄트 공항에 남아있을거라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의심스러워서 이스탄불 공항에서 물어보기까지 했건만 귀찮아서 대충 됐다고 했던것 같습니다...
수하물센터로 가서 수하물 분실 신고를 하니 이스탄불 공항 수속 카운터에서 실수한것 같다며 95%는 4,5일 이내에 찾을 수 있답니다...우리가 5%에 속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ㅠㅠ...
무작정 떠나면서 막연한 불안감에 어렵고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있었고 다 좋았는데 마지막에 이런일이 생기다니...어흙~내 배낭...
쇼핑한 기념품과 로밍폰 충전기, 디카 충전기, 옷가지 등이 들어있었는데 금전적 손실보다 여기서 돈주고도 살 수 없는것들이라 잃어 버리면 아쉬움이 클 뻔 했던 배낭이었습니다...
(결국 나중에 6일만에 배낭이 집으로 배달되었습니다...다행히 5%안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집에 들어서니 정말 돌아왔구나 하는 실감과 함께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렇게 잘 잤건만 피곤함에 지쳐 대충 짐을 던져놓고 잠이들었습니다....-.-~zzzzzzzzzzzzzzzz


에필로그 

단체배낭으로 세웠던 휴가계획이 틀어지면서 호텔팩도 생각했었습니다...
호텔팩을 한다 해도 어차피 정해진 호텔을 알아서 찾아다녀야 하고 거기에 얽매여 일정을 짜기보다는 그냥 좋은곳 있으면 아무숙소에나 가서 잘 수 있고 더 머물고 싶은곳이 있으면 머물 수 있는 배낭여행을 택했습니다...
비행기표만 구입해서 처음 떠날땐 막막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막상 다녀보니 이렇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막상 부닥쳐 보면 어렵지 않게 다 해결됩니다...
어쨌든 자야하기에 안되는 영어로 방을 잡고 어쨌든 이동을 해야 하기에 버스표를 사고 어쨌건 먹어야 하겠기에 음식을 주문하고...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었는데 떠나기 전에는 왜이리 막막하고 불안해 했는지...
아마 영어를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불안요인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영어를 잘 했다면 여행지에서 만난 외국여행객들과 많은 대화도 할 수 있고 친구도 될 수 있었을텐데 눈마주치기도 두렵고 말걸어오면 당황스러웠던 일들이 아쉬웠습니다...
영어를 못해도 다니는데는 거의 지장없습니다만 영어를 잘하면 여행이 두배는 재미있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간단한 영어도 안 통하는 터키의 시골마을에서는 기본적인 터키어 회화책이라도 가져갔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말은 안통해도 눈빛이나 표정에서 그들의 감정을 읽을 수는 있었지만 간단한 의사소통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터키의 시골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순수하고 착하고 한국인에게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무지 친절합니다...우리나라 사람이 이렇게 대우받을 수 있는 나라가 많지는 않을 듯 합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우울해 지기도 했지만 우리 부부는 처음 해보는 배낭여행을 별 탈없이 잘 해냈다는 생각에 스스로 대견해 하기도 하고 앞으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보자는 다짐도 했습니다...
(이런 다짐이 오래는 못가더군요...^^;;)
터키여행에서 돌아온지 보름이 지나고 지금에서야 여행기를 썼지만 아직도 터키의 풍경들,여행지에서 만난 인연들 그리고 우리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던 사람들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짧은 일정으로 많은 곳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못가보았던 곳들을 다시한번 가서 꼭 보고싶네요...^^ 

긴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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